의회 예산심의, 시장 발목잡기 포석?
의회 예산심의, 시장 발목잡기 포석?
  • 변광용 기자
  • 승인 2008.12.26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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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임위 통과 안 대폭 삭감에 초유의 폭력사태까지 불러

시의회의 2009년도 예산심의 및 의결이 정략적 계산에 따른 ‘정치적 심의(?)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더욱이 예산안 통과를 앞두고 초유의 의원간 폭력사태까지 빚어져 의원들의 ‘노력’이 빛이 바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방선거를 1년6개월 남짓 남겨둔 시점에서 국회의원과 갈등관계를 빚고 있는 현 시장의 발목을 묶으려는 정치적 포석에 따른 ‘의도적 예산삭감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들이 또한 제기되고 있음도 주목되고 있다.

지난 16일 상임위의 예비심사를 통과한 2009년 당초예산안에 대해 예결특위에 참여한 5명의 의원들이 대거 칼을 휘둘렀다. 상임위를 통과한 예산안에 대한 ‘존중의 관례’를 깨고 100억이 넘는 예산의 대폭 삭감이 시도됐다.

김창성 위원장과 유수상 의원이 이에 반발, 자리를 박차고 나갔고 이에 옥진표 부위원장이 위원장을 대행해 나머지 4명의 의원들(한기수·이상문·이행규·박명옥)과 함께 계속 예산삭감을 시도했다.

100억원에 육박하는 예산삭감이 시도되다 위원장 사태 등의 파행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몇몇 대형 예산들이 살아났고 결국 예결특위는 최종 49억7,000여만원의 보기드문 큰 폭의 예산삭감안을 통과시켰다.

집행부 안에 대해 ‘49억7,000여만원’이라는 상상외의 큰 폭 예산 삭감을 이룬 쾌거에는 ‘의회가 잘하고 있구나’ 하는 내용들이 많이 포함돼 있다.

그러나 ‘정치적 계산’을 과하게 드러낸 항목 또한 도드라지고 있어 ‘잘 된 전체적 내용’이 오히려 묻히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창성 예산결산결특별위원장이 심의 도중 “이런 예산 심의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질 수 없다. 뭔가 배경이 있는 것 같다”며 심의도중 사퇴하는 드문 일이 일어났고 특히 이모 의원 등이 이 과정에서 주도적 역할을 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그리고 합의의 모양새가 아닌 표 대결까지 갔다는 점 등에서 이런 의혹은 강한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시의회는 지난 19일 제123회 정례회 본회의에서 집행부가 올린 총 174억5,581만6,000원 중 예결특위가 49억7,224만원을 삭감한 최종 심의안을 찬성 7, 반대 3, 기권 3의 표결로 통과시켰다.

보기드문 큰 폭의 예산 삭감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의회가 집행부 감시기구로서의 자기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는 성과물로도 평가될 수 있다. 옥진표 의원은 “불필요한 예산 삭감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했다”며 본회의에서 삭감안에 대해 이의제기를 하는 이태재 의원과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본회의 통과과정에서는 정회시간 동안 의원들이 서로 멱살을 잡고, 책상을 뒤집고 욕설을 하는 등 심한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논란이 되고 있는 이번 ‘대폭 삭감 예산안’의 각론으로 들어가면 ‘정략적 냄새’가 짙게 묻어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현 시장 공약사업인 ‘YS 기록관 건립사업’ 예산 30억원(시비)과 역시 공약사업인 ‘국민체육센터 건립사업’ 예산 13억5,000만원(체육진흥기금에서 확보)의 전액삭감을 예결특위가 시도했다.

그러나 이 두 예산은 김창성 의원이 위원장직을 사퇴하는 등의 파행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가까스로 살아났다. 또한 예산 심의 때마다 단골 메뉴로 올랐으나 결국 흐지부지되고 말았던 시장포괄사업비 5억원에 대해서도 ‘전례없이’ 전액 삭감이라는 초강수를 뒀다.

살기좋은 마을가꾸기 예산 2억5,000만원 삭감 역시 ‘전년도 수준 동결’이라는 이유를 달고 있지만 이를 통한 시장의 ‘치적홍보’를 차단하겠다는 포석이 읽히는 부분이다.

현 시장 공약사업 예산 등에 대해 특히 전액 삭감을 시도했고 포괄사업비도 전액 삭감했다는 점에서 차기 지방선거를 겨냥해 현 시장의 ‘입을 묶고, 발목을 잡겠다’는 특정세력의 ‘정략적 계산이 강하게 반영된 예산심의 아니냐’는 의혹을 의회는 일단 부인하기 어렵게 됐다.

그럼에도 자신들의 포괄사업비 13억 전액 삭감, 해외연수비 2,400만원 전액 삭감 등 사업성이 낮고 중복되고, 불필요하고, 낭비성이 있고, 시기상조라 판단한 예산의 과감한 삭감에 대해서는 모처럼 의회가 ‘제 역할을 했다’는 호평도 있다.

이름 밝히기를 꺼리는 출향인 한 행정학 박사는 “자치단체의 예산 심의는 지역발전, 시민의 편의 제고, 단체장의 과다한 홍보, 선심성 예산 제어 등에 우선 기준을 두고 그 적합성과 우선순위 등을 판단하는게 바람직 하다”며 “그러나 의원들도 정치인인만큼 정치적 고려가 당연히 반영될 수 있겠지만 이것이 과잉될 경우 자칫 예산심의 결과를 전체적으로 왜곡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의회가 이번 예산 삭감의 진정성을 살리는 길은 이후 추경을 통해 삭감된 예산이 명분없이 슬그머니 부활하는 것을 또한 차단하는 길이다.

자신들의 선택을 일관성 있게 유지해 가는게 파행과 폭력사태를 불러오며 나아가 ‘정략적 의혹’의 시선까지 받고 있는 이번 예산심의의 정당성을 지켜내는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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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언론 2008-12-30 09:04:58
소규모주민숙원사업이라는 명분으로 위장한 포괄사업은 바로 절도중도 모르는 대표적인 선심사업에 속한다. 사업별예산의 도입과동시 없어진 대표적 항목별사업이다. 또 동료의원에게 폭력을한 이유는 자신이 고문으로 있는 총놀이(서바이벌)동호인들에게 5천만원, 1차추경에 5천만을을 지원하는 것으로 된것을 삭감하자 불만을 품은 것으로 의회가 제대로 삭감한한 것을 바보언론이 의회와 시민을 바보로 만든다.

허환 시민/객원기자 2008-12-30 05:09:01
우리는 순간마다 너무나 많은 걱정을 싸안고 살려고합니다.지난일 앞으로의 일이 걱정돼서 그러나 어제는 이미 지나갔습니다.그리고 미래는 아직 시작되지도 않았습니다.우리에게 정작 중요한 것은 어제도 내일도 아닌 바로 지금 이 순간입니다.그런데 해마다 연례행사 치루듯 예산 심의 때만 되면 난리법석입니다.정부예산 심의가 그러하듯 지자체의 지방예산도 닯은꼴입니다.상대방의 의견을 받아들이는 아량이 필요한때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