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 본계약 연장”… 한화 자산매각 관건
“대우 본계약 연장”… 한화 자산매각 관건
  • 변광용 기자
  • 승인 2008.12.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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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한화, 인수 진정성 보여야”

대우조선해양(042660) 매각작업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한화컨소시엄이 자금조달의 어려움을 들어 인수대금 지급시한 연장을 요청한 데 대해, 매각 주체인 산업은행은 사실상 본계약 시기를 연장해주기로 했다.

한화그룹이 요청한 인수대금 납부시한 연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산업은행은 인수자금 조달에 협조할 수 있다는 조건을 달았다. 산업은행 입장에서는 매각 자체를 무산시키지 않으면서 한화그룹의 자구노력을 촉구하고, 동시에 시간도 벌 수 있게 됐다.

산업은행 “인수대금 연납 불가 …보유자산 매입 검토”

산업은행은 지난 28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한화그룹이 요청한 인수대금 연납(延納)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신, 한화와 맺은 인수 양해각서(MOU)상 매도인의 권리를 2009년 1월30일까지 유보하겠다고 밝혔다.

대우조선 매각을 총괄하고 있는 정인성 산업은행 부행장은 “`매도인의 권리’를 한 달 유예하는 것으로, 인수대금 완납은 예정대로 내년 3월30일까지 그대로다”고 말했다. ‘매도인의 권리’를 유보하겠다는 것은 29일 본계약이 체결되지 않더라도 한화에 법적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것이다.

산업은행이 `매도인의 권리`를 행사할 경우, 대우조선 매각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 이 경우 산업은행은 매각을 무산시켰다는 책임을 피하기 어렵게 되고, 한화는 대우조선 인수로 그룹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삼겠다던 꿈이 날라가게 된다. 동시에 한화는 MOU 이행보증금 3000억원을 날릴 처지에 몰린다.

산업은행은 MOU를 해제하지 않는 대가로 한화의 자구노력을 요구했다. 한화가 진정으로 대우조선 인수의지가 있다면, 자금시장 경색이라는 외부변수가 아니라 강도높은 자구노력을 기울이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 산업은행은 한화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자산의 매입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인성 부행장은 “그 동안 자체자금 조달을 위해 한화그룹이 자구노력을 보여줄 것을 계속해서 요구했다”면서 “그 부분이 괄목할 만하게 가시적으로 나타났는가에 대해서는 일부 미온적이라는 시각이 있다”고 말해 한화측을 압박했다.

한화, 어디까지 내놓을까

한화그룹은 6조 4,000억원의 대우조선 인수대금 조달방안으로 자체자금 1조∼1조 5,000억원과 함께 대한생명 지분 매각으로 1조원을 마련하고, 장교동 본사 사옥과 소공동 빌딩 매각 등을 통해 1조원을 조달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었다.

한화리조트·갤러리아백화점 등의 매각도 검토했다. 나머지 자금에 대해서는 재무적·전략적 투자자를 통해 조달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렇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대한생명 지분 가치는 추락했고, 장교동 사옥이나 갤러리아백화점 등도 원매자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헐값으로 내놓아야 할 처지다. 산업은행은 매입가능한 한화그룹 자산의 범위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정인성 부행장은 “(매입자산의 범위는) 한화와의 실무 협의가 이뤄져야 한다”면서 “자체적으로 추산해놓은 자산매입 가격이 있지만 발표하기 곤란하다”고 말해, 매입 자산 범위에 대한 협의가 이뤄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대한생명 지분과 장교동·소공동 빌딩, 한화리조트, 갤러리아백화점 등이 매입대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 경우 산업은행 PE(Private Equity)가 시장가격을 소폭 웃도는 형태로 인수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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