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12월 한국전통문화예술진흥협회가 주최하고 문화관광부·통일부·서울특별시·한국예총·한국미술협회가 주관한 ‘2008 올해의 작가상’에 전국의 기라성 같은 작가들이 선정된 가운데 서양화 부분에 거제지역작가 정수룡화가의 이름이 올랐다.
경성대학교 미술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 영국 옥스퍼드에서 아동심리를 수료, 4회의 개인전과 다수의 그룹전, 베를린 시장 초대전, 동북아시아전, 중국 위해시 박물관 초대전, 한중 현대 미술의 만남전 등 국내외를 오가며 왕성한 활동을 펼친 그에게 올해의 작가상은 큰 의미를 부여 하지 않을지 모른다.
하지만 문화 환경이 열악한 거제지역에서 남다른 노력과 열정을 바탕으로 거제 미술역사상 최초로 올해의 작가상 이란 결과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문화예술분야에 냉담한 반응과 아직도 문화예술의 불모지란 꼬리표를 달고 다니는 거제지역 사회에 많은 점을 시사한다.

그는 지난 2007년부터 30-40대의 거제지역 젊은 작가들과 거제미술 청년작가회를 결성. 창립전을 열고 순수미술창작에 젊은 열정을 쏟고 있다. 거제에서 젊은 작가들의 노력과 열정으로 예술혼을 일깨워 보겠다는 생각이다.
그는 6년 전 오랜 활동무대인 부산을 등지고 불현듯 거제에 둥지를 틀기 시작했다. 오랜 도시생활을 떠나 마음의 여유를 가져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된 것.
사실 그는 거제로 내려오기 전 8년 동안 작품 활동을 중단 하고 있던 상태였다. 평소 갯바위 낚시를 좋아하던 그에게 거제는 그저 아름다운 도시로 비춰졌지만 실상 그가 거제에 내려와 생활을 시작하면서 부터 그에게 여유를 찾기란 쉽지 않았다. 거제에 생활이 얼마 지나지 않아 가정의 불화를 겪어야했고 생활고까지 시달렸다.

그림을 그리고 싶어 거제에 내려온 그는 그림을 그리기 앞서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미술학원을 열었다. 미술학원의 간판은 ‘파미아뜰리에’ 이름을 붙였다.
그는 “파미아뜰리에의 파미는 따뜻한 이라는 의미이고 아뜰리에는 화실이라는 뜻으로 따뜻한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포부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거제에 정착한 그는 처음 풍경화부터 그렸다. 부산에서 생활할 때부터 아름다운 거제의 비경들은 그려보겠다는 생각 때문이었지만 생각 한만큼 쉽지는 않았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생활에서 비춰지는 고된 삶과 달리 밝고 따뜻한 그림을 그려 많은 사람들에게 편안함과 따스함을 줄 수 있는 그림을 그리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생계를 위해 학원을 운영하는 시간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 시간을 작품을 위해 몰두한다. 요즘은 잠자는 2-3시간을 제외한 나머지 시간을 작업실에서 보내고 있다.
그가 지금 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매진하고 쉴 새 없이 국내외 평론가들의 관심을 유도 할 계획이다. 아직 그의 그림이 대중화 되지 못한 까닭이기도 하지만 개인전과 같은 방법으로 그의 그림을 알리기에 그의 주머니 사정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는 “사람들이 내 그림을 보고 추상적이지만 맑은 색감이 묻어난다고 한다며 아직은 부족하지만 앞으로 내 그림을 보면 마음이 편해지는 따뜻한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정수룡 화가는 자신의 작품을 판매한 수입의 70%를 소외된 이웃을 위해 쓰고 있다. 예술작품이라면 예술가 자신의 열정 속에 사람들을 이끌어 갈 수 있어야 한다는 그의 생각처럼 그의 작품이 많은 사람들이 기억속에 머물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