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항상 내일 어디 출타할 일이 있으면 잠을 설치고 혹은 재차 잠이 들어 낭패를 당하고 하였지만 오늘은 알맞게 잠도 깨이고 시간 전 준비를 하고 차도 약간 덥혀 놓을 수 있어 다행스럽다.ㅜ오늘은 고현동 주민자치위원들이 우리 고현동보다 먼저 주민자치센터를 개소하여 모범적으로 주민자치센터를 운영하는 선진 주민자치센터를 견학하는 날이다.
신현읍을 분동하기 위해 공청회 등을 할때도 3개동이냐 4~5개 동이냐 많은 의견이 있었는데 어떤 형태의 분동이던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바래왔고 내가 거주하는 중곡지역의 특성상 5개동으로의 분동만은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공청회에서 문제 제기도 하였는데 다행히 거제시에서는 신현읍을 4개동으로 분동시켰고 우리지역은 고현동이 되었다. 분동이 끝난 후 주민자치위원으로 선정되어 활동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지금까지는 주민자치위원이 되어 두어번의 회의참석이 전부였고 오늘에서야 어렴풋이 짐작만 하던 주민자치위원들의 역할을 직접 볼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이다. 이른 출발로 함양휴게소에서 아침을 먹고 장수휴게소에서는 마이산을 배경으로 기념촬영도 하였다.
우리나라가 작다지만 중부쪽으로 가보면 거제와 확연히 기후가 다르다. 더욱이 음지쪽 구릉에는 희끗희끗 눈도 보이는 게 준비를 철저히 하여도 춥다.
첫 견학지인 전주시 송천1동에 도착하여 주민센터에서 이분들이 준비한 한지공예로 만든 엽서를 선물 받고 따뜻한 차 한잔으로 몸을 녹이며 송천1동 주민자치위원들의 활동을 설명으로 듣고 우리들이 궁금하게 여기는 일들을 질문하였다.
전주시 송천1동은 고현동 보다 인구가 약간 적은 전주 외곽의 신흥개발지역으로 처음 이분들은 마을곳곳에 투기되어 있는 쓰레기를 치우기 위하여 쓰레기 상습투기지역을 꽃밭으로 조성하는 사업을 하였는데 또 다른 장소에 쓰레기가 쌓이는 것을 보고 쓰레기 중간 집하장을 만들어 이 문제를 해결하고 오송제라는 자연습지를 시민들의 친환경 휴식공간으로 개발하여 효과를 보았으며 원주민과 아파트 주민들의 화합을 이끌어 낸 게 상당히 돋보인다.
점심으로는 유명한 전주비빔밥 전문식당에서 녹색환경 분과장이 사는 전통 전주비빔밥을 먹었다. 식당은 대로변이 아닌 이면도로에 위치하였는데 식당 밖 골목에 쓰레기 분리 수거통이 비치되어 있다. 아마 이것이 송천1동에서 구상한 쓰레기 중간 집하장인 모양이다. 철제로 만들어진 직사각형에 엉긴 그물망속에 담긴 종이 플라스틱 알루미늄 캔 등이 얌전히 담겨있다.
시민들은 여기에다 분리해 놓으면 수거는 시에서 하는 모양이다. 시내 곳곳에 이런 분리배출 장소가 있다면 거리가 한결 깨끗하겠다. 아마도 이런 시민의식과 시민들을 위한 행정의 배려는 오래된 전통의 도시와 갑자기 개발되는 도시와의 차이가 아닐까 생각한다.
겨울이라 이분들이 자랑하는 오송제 자연습지와 꽃밭 등을 견학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지만 송천1동 주민자치위원장님의 과남한 친절과 배려는 깊이 고맙게 생각하며 이런 친절과 배려는 하루아침에 몸에 밸 수 없으며 전주라는 옛 도시의 기품과 닮지 않았나 생각된다.
두 번째 견학지인 진주시 평거동사무소엔 예정보다 30분 늦게 도착하였는데 우리를 반겨주는 것은 동사무소 앞의 파랑색으로 잘 정돈되어 있는 자전거이다. 평거동은 오르막과 내리막이 없는 평지에 조성된 시가지인데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 두시간 동안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자전거를 비치하고 있다.
내가 아는 상식으로는 진주시의 재정자립도는 거제시보다 못한데도 시민들을 위한 이런 배려는 부럽다. 주차단속만 죽어라 하지 말고 고현동에도 차를 타지 않게끔 이런 배려는 할 수 없나?
또한 평거동 주민자치센터의 온라인과 오프라인 시민들의 자원봉사는 우리가 많이 배워야 할 사항이다. 살짝 옅 본 사물놀이 연습장에서 만난 새마을금고 이사장이란 분의 사물놀이 단원격려 장면은 새롭기만 하다.
주민자치센터 전국경연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평거동의 실력이야 알아줘야 할 테지만 주민자치위원75%가 여성으로 구성되어 이만한 성적을 이뤄냈다는 상황 역시 간과해서는 안 될 점이다.
짧은 일정으로 다보고, 다 보았다고 다 배워 올수는 없을 테지만 주민자치위원들의 노력과 희생만으로 지역민의 삶의 질이 상당히 향상되지는 않을 것이다. 시민들의 폭 넓은 참여와 협조는 우리 고현동을 더욱 행복한 도시로 만드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