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씨가 임종하면서 「산상왕 곁에 무덤을 써라」고 유언한다. 그러자 고국천왕이 어느 무당의 꿈에 나타나 「내가 심히 분하고 부끄러우니 나를 가려 달라」는 전언에 따라 고국천왕릉 앞에 일곱 겹으로 소나무를 삥 둘러 심게 된다.
조선왕조는 소나무문화라고 할만하다. 조선조 최고 법전인 경국대전의 「송목금벌(松木禁伐)」은 소나무 벌채 금지법으로 어기면 장 백대를 때린다. 세종은 우량소나무 보호를 위하여 금산(禁山)지역을 전국 200여 곳 지정했고, 세조는 관가나 사찰, 양반집까지 우량소나무 사용을 금지했다. 궁궐 외 고건축물이나 사찰의 기둥이 전나무, 느티나무, 상수리나무 등 잡목이라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그래서 그런지 산림청이 조사한 우리나라 사람이 좋아하는 나무 1위가 45.7%인 소나무다.
소나무로 종류로 곰솔, 흑송으로도 부르는 해송(海松), 조경수로 많이 쓰이는 반송(盤松)이 있지만 소나무하면 육송(陸松)이다. 육송은 참솔, 적송, 홍송, 여송(女松), 미인송(美人松) 등으로 불린다.
나무가 약간 구불구불하게 자라 별 쓰임이 없을 것 같지만 강원도를 비롯한 오지의 육송 중에는 쭉쭉 뻗은 것이 나이테가 조밀하고 결이 곱고 단단하며, 송진 함유량이 많아 켠 뒤에도 굽거나 트지 않고 잘 썩지도 않아 최고의 목재로 치는데 이런 소나무를 금강송(金剛松)이라 하고, 속이 황금빛을 띠어 황장목(黃腸木)이라 부르기도 한다.
이런 소나무가 다 벌채되고 교통이 불편했던 울진 봉화지역에만 남아 있었는데, 그조차 일제강점기에 철도가 놓이면서 춘양역에서 실어 나르자 춘양목(春陽木)이라는 이름을 하나 더 얻게 된다.
숭례문과 광화문 복원에 쓰일 금강송이 강원도 삼척 준경묘 일대에서 자라온 수령 100년에서 250여 년 된 나무들로 지난달 벌목되어 천년의 세월을 지켜줄 기둥이 되기 위한 채비를 갖추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