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에도 혼자 낚시 다니는 사람이 있나요. 낚시는 가족과 함께 즐기는 겁니다.”
지난 2005년 4월17일 일운면 느티 방파제에서는 이레적인 행사가 펼쳐졌다. 보통 낚시동호회 창단식이라면 으레 낚시대회나 출조로 시작하겠지만 거제바다낚시동호회 해담(초대회장 이인환)회원 30여명은 창단에 앞서 바다정화작업부터 시작했다.

바다정화활동은 창단 때부터 자연을 벗 삼아 활동하는 동아리인 만큼 자연을 위한 작은 배려부터 시작해야 된다는 회원들의 생각에 따라 매년 실시되고 있다. 지금은 정화활동을 지켜보던 시민이 해담과 함께 정화 활동에 나서는 것은 물론 거제시에서 쓰레기수거 자루를 지원 할 정도다.
해담의 모든 행사는 보통 가족동반으로 이뤄진다. 가족들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공유하며 아이들에게는 자연의 소중함을 가르치는 교육의 장으로 거듭날 뿐만 아니라 회원들간의 우애를 더욱 돈독히 다지는 계기가 된다.

해담이 다른 동호회와 가장 차별되는 점은 해담의 운영방식에 있다. 우선 해담의 연중행사는 바다정화 1회 정기출조 2-3회, 회원낚시대회 1회와 틈만 나면 펼쳐지는 번개모임으로 이뤄진다.
더구나 이 모든 행사가 년 회비 3만원으로 이뤄지고 남은 금액은 그해 불우이웃돕기로 모두 소진한다는 것이 놀랍다. 부담 없이 될 수 있으면 가족과 함께 즐기는 것이 해담회원들의 낚시 철학이다.

물론 번개모임은 모인 회원들의 갹출로 마련된다. 하지만 이마저도 신입회원이나 막내회원들에게 기회를 주지 않는다. 모금해야 할 금액을 선배회원들이 먼저 입금하기 때문이다.
이들에게 누가 많이 내고 적게 내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다만 회원 모두가 가족처럼 화목하게 지낼 수 있는 분위기만 중요 할 뿐이다.

해담은 우리나라 최초의 낚시 전문홈페이지인 태조F.C 의 소모임에서 부터 시작했다. 그런 이유로 연초면 송곡리에 도로변에 위치한 태조낚시에는 해담 식구들이 방문이 잦다. 출조에서 부터 번개모임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모임은 이곳에서 이뤄진다.
태조낚시를 운영하고 있는 김용화(47)씨는 “해담회원들은 주객의 관계가 아니라 가족과 같다. 대한민국 어디를 가도 이만한 동호회는 찾기 힘들다. 해담이야 말로 낚시동호회의 가장 바람직한 모습이다.”며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했다.

기존의 낚시동호회 사람들이 고급어종과 기록을 쫓아 낚시를 즐긴다면 해담회원들은 고기의 종류를 가리지 않고 가족들과 함께 쉽게 잡을 수 있는 어종을 선택한다.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낚시를 하기 위해서다. 해담회원들의 ‘잡어사랑’은 자신의 재미보다는 가족의 행복을 위한 가족 사랑의 실천인 셈이다.
해마다 거제도는 전국의 수많은 강태공들이 몰려든다. 하지만 늘 낚시꾼들에게는 누명이 뒤따른다. 일부 낚시꾼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로 바다정화작업을 꾸준히 해오고 있는 회원들은 “언제나 느끼는 일이지만 바닷가에는 낚시꾼들이 버린 쓰레기의 양은 극히 미미하다. 쓰레기의 70% 이상이 폐어구들과 가정용 쓰레기가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어떻게 낚시인들로 인해 발생된 쓰레기라 할 수 있냐”며 강하게 반발했다.
낚시인들이 쓰레기를 발생시키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지만 환경 문제만 나오면 바다환경 오염의 주범이 낚시인들인 것처럼 매도하는 것은 인정하지 못한다는 것이 해담회원들의 입장이다.

김정관(43) 회장은 “해담은 지역에 관계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다만 많은 사람들이 공존하는 관계로 서로를 존중하는 예(禮)를 갖추었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또 “낚시터는 단순한 취미생활 위한 공간이 아니라 마음을 정화하기 위한 안식처와 같다. 자연을 극복하기는 힘들겠지만 자연을 벗 삼으려 노력 하는 것이 낚시인의 올바른 자세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