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는 태권도의 기본은 ‘예의’라고 했다. 기본기 보다는 예의범절을 우선시한다. 운동방식도 마찬가지다. 발로 차고, 손으로 막고, 주먹으로 찌르는 기술을 가르치기 전에 사람됨을 먼저가르친다.
지도자가 어떻게 교육하느냐에 따라 수련생들이 제대로 된 태권도를 배우기 때문이다. 신체를 단련하는 태권도도 중요하지만 마음을 단련하는 태권도도 함께 가르치겠다는 민영복(49) 관장은 ‘태권도 교육의 새로운 진화’를 실천하고 있다.
민 관장의 태권도 인생은 그의 나이 9살 때부터 시작된다. 지금도 태권도에 입문하는 많은 수련생이 태권도에 입문하는 동기가 소심한 성격이나 자기방어를 위해 입문하는데 민관장도 그러한 성격을 바꾸기 위해 태권도에 입문했다고 한다.

특히 태권도에서 배운 태권도의 정신은 그동안 그가 삶을 살아오는 원동력이 됐고 더불어 그가 가르치는 학생들에게 심어줘야 할 교육관이 됐다.
그는 지난 1982년 사천공군부대에 근무할 당시 거제와 첫 인연을 맺는다. 평소 절친하게 지내던 지인이 운영하는 체육관을 오가며 수련생을 가르치면서 그도 거제에서 수련생을 가르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
그가 처음 거제에 정착하면서 느낀 것은 교육수준과 열의는 높지만 교육환경과 시설이 인구에 비해 열악한 조건에 있다는 것이었다.

그는 혼자서 거제지역의 교육환경을 바꿀 수 없지만 자신이 가르치고 있는 수련생들만이라도 좀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도록 제대로 가르치겠다는 생각을 하며올바른 성인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태권도 교육과 더불어 학업도 열심히 해야 한다고 그는 항상 강조한다.
수련생들이 태권도 때문에 공부를 게을리 한다는 말을 듣기 싫은 이유도 있겠지만 자라나는 청소년에게 지식 습득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의 바른 교육에 대한 열의는 거제 안에서 끝나지 않는다. 그는 지난 2004년 태권도 지도자연수를 위해 중국을 방문했다. 그가 중국의 태권도 지도자 300여명을 가르치면서 느낀 것은 태권도에 대한 자부심과 당시 사회문제로 대두된 동북공정에 대한 분노였다.

지도자 연수를 마치고 귀국한 그는 여름방학을 이용해 체육관 수련생으로 구성된 태권도 사절단을 이끌고 매년 중국을 방문, 태권도 교류와 중국에 있는 고구려 유적 답사를 통한 올바른 역사 배우기를 실천하고 있다.
2004년 만리장성과 이화원을 시작으로 2005년에는 천안문 광장, 자금성 , 2006년에는 대련과 사비성, 2007년에는 백두산을 그리고 지난해에는 신의주와 인접한 단동지역을 둘러보면서 태권도를 중국에 알리는 역할을 조용히 실천하고 있다.

아울러 그는 고구려인의 기상이 서린 유적지를 수련생들과 함께 탐방하면서 태권도 정신과 민족혼을 함께 되새겨 보는 값진 시간들을 수련생들과 함께 가져왔다.
그는 “중국의 단동에서 북한 땅인 신의주를 바라보며 함께 하지 못하는 아픔을 느끼고, 민족의 영지인 백두산에 올라 천지를 내려다보는 감동을 수련생들에게 보여주면서 태권도를 배우고 가르치는 입장에서 민족혼을 일깨워 주고 싶었다”며 태권도 교류와 역사탐방을 하게 된 동기를 설명했다.

20년이 넘게 체육관을 운영하며 이제 거제 사람이 다 돼버린 민관장은 중앙초등학교 운영위원장으로서 활동하기도 했다. 더불어 범죄피해자구조위원회 위원, 라이온스 클럽 회원 등 각종 단체의 회원활동을 통해 지역사회가 담당해야할 봉사활동에도 그는 시간과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내세우지 않으면서 그러나 조용히 공동체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고자 하며, 태권도 교육이라는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갖고 이를 통해 전인교육을 묵묵히 실천해 가고 있는 민영복 관장, 지역사회를 좀 더 밝혀나가는 한 사람임이 분명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