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저녁이면 아무리 피곤해도 축구화와 유니폼을 필히 챙겨놓고 잠자리에 들어야 맘이 놓인다. 다음날 아침에 일찍 잠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쏜살같이 밖으로 나가야 하기에 어지간히 피곤해도 이것만큼은 꼭 챙겨둔다.

매주 일요일 오전 8시 중앙중학교 운동장. 남들은 아직 이불 속에 있거나 막 깨어났을 시간에 운동장을 누비는 베스트 축구회(회장 고우식) 소속 회원들의 이야기다.

거제지역에 30여개가 넘는 조기 축구회가 있지만 베스트 축구회는 이중 단연 베스트로 불릴 만한 조기축구회다. 회원 수만 70여명이 넘는데다 12년간 우애를 바탕으로 내실을 다져온 베스트 축구회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매주 일요일 약속한 장소에 유니폼과 축구화를 갖추고 모여든다.

베스트축구회는 매주 같이 모여 운동하면서 조직력을 갖추다 보니 거제지역에서 열리는 축구대회에서 꾸준히 좋은 성적을 거두는 강팀이다. 인원도 다른 조기회와 달리 넉넉한 편이라 장년부와 청년부로 팀을 나눠 출천하는 경우도 많다. 또 2007년부터는 베스트 축구회장배 축구대회를 개최하기 시작하면서 거제의 축구의 저변확대에도 한몫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98년 창립한 베스트 축구회는 여느 조기회와 마찬 가지로 축구로 친목을 도모하기 위해 창설됐다. 초창기 회원 수는 80여명. 특히 베스트축구회 회원들은 회원들 사이에 우애가 깊기로 유명하다.

지난 12년 동안 회원들의 유동인구가 거의 없다는 점이 그 이면을 잘 보여 주고 있는 셈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베스트 조기회는 친목을 바탕으로 더욱 탄탄한 조직력을 구성하게 된다.

현재 베스트축구회의 구성을 보면 고문이 13명 집행부 및 감사 10명 회원 52명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집행부의 역할이 크다. 연중 회원관리, 예산관리, 행사(시합)관리 등 조직의 관리와 운영을 도맡아 한다. 집행부 안에서도 외무업무 내무업무를 나누어 보다 체계적인 운영을 도모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다. 회원들의 결혼기념일이나 생일 등 세심한 부분 까지 챙기는 것이 집행부의 몫이기도 하다. 다른 조기회와 달리 누구보다 탄탄한 조직력을 자랑하는 베스트축구회의 명성이 결코 쉽게 만들어 지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회원들은 매년 2월 첫째 주 경기에 앞서 안전기원제를 지낸다. 축구는 비교적 몸을 격렬히 움직이는 운동이다 보니 안전사고가 잦다. 한 해 동안 안전과 무사고를 기원하며 시작하는 안전기원제는 거제지역 조기축구회에서는 보기 드믄 광경이다.

베스트축구회는 그들이 매주 사용하는 중앙중학교 운동장 정비와 청소 등 작은 배려도 잊지 않는다. 그들이 사용하는 전용 구장인 만큼 누구보다 깨끗이 사용한다는 것이 그들의 생각이다.

하지만 현재 거제지역에 30여개의 조기축구회가 활발히 활동하는 반면 베스트 조기축구회처럼 운동장을 자유롭게 사용 할 수 있는 조기축구회는 많지 않다. 성인 축구동호회다 보니 일정한 크기의 운동장을 사용해야 하는 반면 요즘 학교 운동장이 점점 작아지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고우식 베스트축구회 회장은 “축구는 공 하나만 있으면 장소에 크게 구애 받지 않고 즐길 수 있는 운동이지만 거제지역에는 아직도 많은 조기회가 운동장을 구하지 못하는 등 열악한 상황이다. 하루 빨리 운동장이 확충돼 거제의 생활축구가 더욱 발전 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그는 “베스트 조기축구회는 기량에 상관없이 축구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언제든지 환영한다”면서 “축구를 하고 싶다면 언제든지 베스트축구회를 찾아 달라”고 당부했다.

최대윤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