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땡그랑, 홀인원” 맑은 종소리와 함께 경기장 내에 함성이 울려 퍼진다.
회원 대부분이 나이가 지긋한 노인들이지만 경기장에 들어서면 어떤 청년보다 활력이 넘치는 화이팅을 보여주는 오늘의 주인공은 거제그라운드골프연합회(회장 옥종석) 회원들이다. 골프가 대중화 됐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서민들에겐 먼 나라 이야기.
부킹도 힘들지만 장비와 경기에 드는 비용 때문에 일반 서민들은 필드에 나가는 엄두도 내지 못한다. 그래서 고안된 스포츠가 그라운드 골프다.

1982년 일본 돗도리현 도마리손 교육위원회가 생애 스포츠 활동 추진 사업의 하나로 고안한 그라운드골프는 일반 골프와 달리 많은 경비가 들지 않으면서도 골프의 맛을 즐길 수 있는 운동이다.
거제에 그라운드골프를 처음 소개한 사람은 현재 거제그라운드골프연합회에서 고문을 맡고 있는 김재철씨(80)다. 그는 그라운드골프를 국내에 보급하기위해 종주국 일본까지 찾아가 직접 그라운드골프강습 받기도 했다.

거제그라운드골프 연합회는 2004년 26명의 회원들로 창단해 현재 150여명의 회원이 각 면·동지역에서 활발히 활동 중이며 매주 3회 이상 정기적인 경기를 갖고 있다.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회원들의 활동과 열정은 어떤 스포츠, 어떤 동호인 보다 뛰어나다. 거제그라운드골프연합회는 마전 송정 하청 기성 양지 신현 등 거제지역 7개 초등학교에 그라운드골프를 보급하고 있으며 지난 2007년부터는 전국대회 규모인 ‘거제시장배 전국그라운드 골프대회’를 개최하며 그라운드골프의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

그라운드골프는 골프와 거의 비슷한 룰이 적용되는데 가장 큰 차이점은 골프채와 비슷한 나무 막대기로 공을 바닥에 굴려 홀에 공을 넣지 않고, 직경 36㎝의 철제 조형물인 홀 포스트 에 넣어야 한다.
퍼팅을 시작하는 스타트매트와 홀 포스트와의 거리는 15~50m로 자유롭게 정할 수 있으며 홀 포스트 수는 인코스 4개, 아웃코스 4개 등 모두 8홀로 라운딩 한다. 경기 과정에서 변수가 많고 역전의 기회도 충분해 초심자나 경력자나 실력차이가 크게 나지 않는 것도 그라운드골프가 가진 매력중 하나다.

특히 그라운드 골프가 최근 노인계층을 중심으로 각광받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그라운드골프가 치매나 노인성 우울증을 예방할 수 있고 관절염 치료나 심폐기능 강화 등에 탁월하다는 점이다.
거제그라운드골프연합회 회원 중에서도 무릅관절수술을 받은 회원이 있지만 별다른 지장 없이 경기를 소화해 낸다. 그라운드골프는 1라운드(8홀)를 소화하는데 보통 1,000보 정도를 걷게 된다.

보통 6라운드를 진행 하게 되는데 만만치 않은 운동량이다. 하지만 그라운드 골프는 휠체어를 탄 사람, 목발을 짚고 다니는 사람 등 장애를 가진 사람도 이동수단만 있다면 누구나 경기를 즐길 수 있다.
이처럼 그라운드 골프를 한 번이라도 해보면 누구나 그라운드 골프의 매력에 빠지게 된다. 적당한 운동량과 재미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매력에 빠지기 충분하다.

옥종석(74) 거제그라운드골프연합회 회장은 “아직은 그라운드골프가 대중에게 홍보가 되지 않아 활동하는 동호인이 많지 않지만 머지않아 일본과 같이 국민스포츠로 자리매김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 전국에서 유일하게 거제에만 그라운드골프 전용구장이 없어 많은 동호인들이 불편함을 느낀다”며 “하루빨리 전용구장이 생겨 더 많은 사람들이 그라운드 골프를 즐길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