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에 독일 출신 미국인 리바이 스트라우스(Levi Strauss)가 돛을 만들 때 쓰는 질긴 천 캔버스로 바지를 만들었는데 튼튼한 박음질은 물론이고 구리로 된 대갈못을 이음쇠로 박아 쉽게 떨어지지 않게 고안했다. 이를 청바지의 기원으로 본다.
노동과 땀의 상징이던 청바지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입지가 크게 강화되면서 코카콜라, 팝송과 더불어 캐주얼웨어로 세계 문화를 파고 들었다. 특히 1955년 영화 「이유 없는 반항」에서 제임스 딘이 청바지에 티셔츠를 걸친 모습으로 세계의 십대들을 매료시키면서 청바지는 젊음과 반항의 상징으로 자리 잡게 된다.
또한 청바지는 여성의 패션코드가 치마에서 바지로 옮겨가는 계기가 되고, 전까지는 뒤쪽이나 허리 옆에 있던 지퍼가 남자처럼 앞으로 나오면서 성(性)의 평등화를 촉발한다. 변진섭의 노래처럼 「청바지가 잘 어울리는 여자」는 성적 판타지를 주기에 충분하다. 허리와 골반, 허벅지, 긴 다리가 날씬해 보이기 때문이다. 이런 탓에 청바지 시장 규모는 2006년 무려 1조 8천억의 거대 시장으로 변모했다.
요즘은 스타킹처럼 다리에 꽉 끼는 청바지「스키니 진(skinny jeans)」이 유행이다. 지난해 택시기사가 만취한 여성과의 성폭행 여부 재판에서 청바지가 뒤집어져 있었다는 이유로 유죄를 선고 받았다. 또 어느 사람은 나이트에서 만난 여자를 모텔로 끌고 가 폭행과 협박으로 강간한 협의로 기소 당했는데 여자의 청바지가 가지런히 벗어져 있었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 받았다.
재판부는 스키니 진은 누군가 몰래 벗기기 힘들기 때문에 벗어 놓은 스키니 진이 뒤집혀 있었을 땐 강제추행으로 인정하고, 뒤집히지 않았을 땐 여자가 스스로 벗은 것으로 인정해 강간죄는 아니라는 추론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san109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