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0억 붓는 갯벌 복원·조성 ‘담론을 시작하자’
270억 붓는 갯벌 복원·조성 ‘담론을 시작하자’
  • 거제신문
  • 승인 2009.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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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적격지 산촌간척지 빼고 후보지 올려 다대·탑포·사곡만 선정

생태관광지 조성 위한 절호의 기회, 시가 ‘담론 시장’ 적극적으로 유인해야

▲ 2004년 갯벌매립 준공 후 죽어가는 습지로 방치되고 있는 거제면 신촌 간척지.

갯벌복원 및 정비·확대를 통한 생태관광지 조성 등 거제의 미래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왔다. 국토부가 시행하는 갯벌복원사업 대상지에 거제시 소재의 3개 해안이 포함된 것.

다대만·탑포만·사곡만이다. 내년부터 계속사업으로 27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그러나 아쉬움이 많다. 거제시 대표적 갯벌이자 간척지인 ‘산촌간척지’가 시의 후보지 추천과정에서부터 제외된 것이다.

환경단체 한 관계자는 “다대·탑포·사곡만이 선정됐다고 하는데 타당성 측면에서 의아하다”며 “거제시에서 갯벌복원 최적지는 산촌간척지인데 어떤 기준과 근거로 시가 국토부에 자료를 올렸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산촌간적지의 복원 및 활용이 거제시로서는 가장 큰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지적인 것이다.

충분한 사전 검토와 협의, 타당성 등에 대한 고려 없이 ‘대충’ 임한 결과라는 따가운 지적을 시로서는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어쨌든 시로서는 보다 최적지로의 변경 검토, 복원의 규모와 활용방안, 복원 및 정비, 확대를 통한 생태관광지 조성 방안 등에 발빠르게 대처해 가야 할 시점이라는게 공통된 지적이다.  

“예산지원, 가이드라인 제시 등만 국토부에서 할 뿐 사업 전반적 내용은 지자체에서 책임지고 추진해야 한다”는게 국토부 한 관계자의 말이다. 시의 이니셔티브에 따라 많은 것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시에만 맡겨서는 한계가 많다. 이와 관련한 풍성한 담론들이 나와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갯벌복원 관련 환경단체, 생태관광 전문가, 외부전문가 등의 갑론을박이 쏟아질수록 최적의 방안이 찾아질 가능성이 그만큼 커진다.

시는 이런 ‘담론시장’을 유인해 가야 한다. 시비를 들여서라도 용역을 하고 결과를 토대로 또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등의 절차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런 다양한 담론들이 결국 갯벌 복원 관련한 최적의 방향과 내용을 결정해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다대·탑포·사곡만을 둘러보면서 효율적이고 가치 높은 갯벌 복원을 구상하려면 쉽지 않을것이다. 물론 또다시 ‘대충’ ‘국비만 따 먹자’고 생각한다면 쉬울 것이지만.

국비가 투입되는 갯벌복원 대상지에 거제시 3개 해안이 선정됐다는 것은 일단 ‘복이라면 복’이다. 그 ‘복’을 더욱 크게 해 미래 세대에까지 미치게 하느냐? ‘쪽박’으로 끝내느냐? 역시 시의 진취적이고 열린 사고에 달려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270억원, 적은 돈이 아니다. 갯벌이 새로이 조성되고 생태관광지로 또한 활용되고 나아가 바다 생태계의 소생으로 막대한 미래 경제적 이익까지 가져올 수 있는 사업추진을 기대해본다.

▲ 남부 다대만 갯벌

‘갯벌복원 세 마리 토끼잡기 프로그램’ 추진 필요

갯벌은 다양한 해양생물의 산란장·번식장 및 양육장의 기능을 하는 곳이다.

“갯벌은 우리 음식문화의 기반일 뿐만 아니라, 철새가 이동할 수 있는 에너지원이 되며, 연안어장을 풍요하게 하는 양육장과 먹이원의 기능, 오염물질을 영양분으로 바꿔주는 기능을 하고 있다”는게 전남대 전승수 교수의 주장이다. “일반 갯벌은 경작지에 비해 250배의 가치가 있다”고도 그는 주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갯벌의 수동적인 관리 및 보존에서 더 나아가 능동적으로 갯벌을 보존하면서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해야한다는 주장도 강력히 제기되고 있다. 이런 차원에서 선진국들이 활용하고 갯벌 체험 프로그램이나 갯벌공원 조성 등의 적극적 벤치마킹이 요구되고 있다. 해양생태계의 보고인 갯벌의 능동적 개발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의 원천적 자원으로 활용해야한다는 것이다.

전승수 교수는 “갯벌환경의 능동적 활용에 눈을 돌려야 한다. 수동적인 갯벌의 보존을 넘어 원래의 자연상태의 갯벌을 회복하고자 하는 적극적인 노력이야말로 미래지향적 갯벌의 보존의 방향이며 이로부터 지역의 경제적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야말로 해당 지역민이 갯벌을 사랑하고 스스로 보존하고자 하는 노력을 유도할 수 있는 방법일 것이다”고 말하고 있다.

복원·보존에서 나아가 가치 창출을 위한 갯벌의 적극적 활용을 강조하는 것이다. 전 교수는 또한 독일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갯벌공원’의 개념 및 내용을 도입하자는 주장도 하고 있다.

독일의 경우 갯벌국립공원 인근에 사는 주민들은 갯벌을 완벽히 보존하고, 염습지를 복원하여 아름다운 꽃이 피는 원래의 자연갯벌을 만드는 노력을 통하여 년 3~4조원의 관광수익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적극적인 갯벌보존의 방법이 현재의 훼손된 갯벌을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갯벌의 복원을 통해 아름다운 갯벌을 조성하고 이를 통해 지역민의 소득향상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임을 뜻하고 있는 것이다.

▲ 사등면 사곡만 전경.

산촌간척지가 최적지, 다대·탑포·사곡 어떻게?

갯벌복원 및 적극적 활용의 관점에서 산촌 간척지가 최적지라는게 중론이다. 그러나 산촌간척지는 복원대상에 현재 포함돼 있지 않다. 시가 국토부에 대상 후보지로 올리지않은 탓이다.

산촌간척지는 2004년 36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44만㎡의 갯벌을 매립 완료한 곳이다. 일부는 농지로 조성했고 나머지는 갈대서식지와 습지상태로 현재 그대로 ‘방치’되고 있다.

프로그램없이 방치돼있던 산촌간척지가 갯벌 복원사업 진행으로 새로이 조명되며 부각되고 있는 것. 너른갯벌 갈대숲 습지 주변환경 등 갯벌 복원 및 가치있는 활용의 조건을 두루 갖추고 있는 곳이 바로 산촌 간척지다.

초록빛깔사람들 조순만 대표는 “갯벌 복원 사업지로 선정된 3곳이 과연 타당한가? 시가 어떤 기준으로 이곳을 추천했는지 모르겠다”며 “갯벌 복원이라는 의미에서 보면 산촌 간척지만이 타당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복원 대상지의 변경 검토를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인 셈이다.

산촌마을 한 주민은 “얼마전까지만 해도 이곳은 조개, 장어 등 바다 생물이 엄청 서식하고 잡히던 곳이었다”며 그러나 “간척을 위해 방파제를 조성하고 습지 상태로 방치되면서 요즘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산촌 간척지 갯벌이 방치되면서 ‘서서히 죽어가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라는 경고일 수 있다.

복원대상지로 선정된 사곡·탑포·다대만은 모래갯벌, 혼성갯벌, 펄갯벌로 각각 이뤄져 있다. 그러나 이들 해안들은 이미 도로가 해안변으로 형성돼 있고 마을까지 해안선 가까이로 들어서 있어 복원방향을 잡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대만의 경우 복원이 다소 양호한 조건을 가지고 있으나 최근에 해안을 추가 매립하는 등 갯벌을 줄이는 공사가 진행됐고 또 진행되고 있어 다시 복원한다면 예산낭비라는 큰 부담을 안을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사곡·탑포만의 경우 복원의 취지를 살리려면 깨고 부수고 들어내고 해야 한다. 어떻게 해 갈지 궁금해진다. 풍성한 담론이 더욱 절실해지고 시가 그 담론 시장을 적극 유인해 가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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