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가 지난 2006년부터 추진해 온 새 공원(조류박물관) 건립 사업이 3년이 지나도록 허공만 맴돌고 있다.
당초 거제시가 구상한 조류박물관은 생태공원 습지 전시빌딩 주차장 휴게시설 등으로 우선 국내 새들의 생태부터 알 수 있도록 스위치 하나를 누르면 알-새끼-어미에 이르기까지 섭이와 생태는 물론 새 소리와 생김새, 활동 등을 영상으로 볼 수 있도록 하며 인근에는 우리의 환경에 맞는 층층이나무 등 향토색 짙은 나무를 심어 새가 찾는 환경을 조성하고 습지에는 개구리 붕어 송사리 등이 서식할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이었다.
특히 이곳에는 싱가폴의 쥬롱 새 공원이나 말레시아 페낭 새 공원처럼 살아 움직이는 새들을 직접 볼 수 있는 실질적인 조류박물관을 건립, 차세대 관광동력으로 개발한다는 계획이었다.
이 사업 발표 직후 부지를 희사하겠다는 독지가들의 발길이 줄을 이었고 지역(장승포)출신 조류학자 윤무부 박사는 일운·사등·둔덕·동부면 등의 적정 부지물색에 심혈을 기울였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그런데 2007년 4월 이 사업의 주체였던 윤 박사는 느닷없이 1-1.5평 규모의 박스형 영상물 코너 300여개를 설치하는 등 사이버 영상관 위주의 조류박물관을 고집했다. 살아있는 새 위주의 박물관은 열대지방 조류를 수입해야 하고 그럴 경우 새는 3년을 견뎌내지 못할 것이라는 게 이유였다.
시와 윤 박사는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해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특히 시는 최근 윤 박사를 배제한 조류박물관 건립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때문인지, 부지를 희사하겠다던 독지가들은 이제 흔적을 감추고 시는 이 사업을 수목공원조성 사업과 연계, 추진 중이지만 해법이 쉽지 않다.
거제시와 윤 박사는 거제시민과의 약속 이행을 위해 한 걸음씩 물러서서야 한다. 그리고 관광거제 발전이라는 대명제를 바탕으로 거제시 관계자들과 윤 박사는 머리를 맞대고 조류박물관 건립 관련, 새로운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특히 이 때 윤 박사는 향토 사랑을 가슴에 담고, 거제시는 노학자의 명성에 흠집을 남기지 않는 차원에서 진정한 관광거제 발전을 구상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