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 차세대 관광동력으로 기대를 모았던 새 공원 조성사업이 3년이 넘도록 진척 없이 세월만 보내고 있다. 더구나 이 사업은 최근 거제시의 난대수목원 조성사업과 연계, 추진한다는 방안이지만 뚜렷한 계획조차 없는 상태다.
거제시는 지난 2006년 1월2일 당시 조류학자, 전 경희대 윤무부교수와 8개항의 협약에 서명하는 등 거제조류박물관(가칭) 건립에 관한 기본 합의서를 체결하고 2006년부터 2009년까지 거제지역에 세계적인 조류박물관을 건립하겠다고 밝혔다.
김한겸 시장은 “조류박물관이 건립되면 관광거제의 귀중한 테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무부 박사는 “1백년이 지나도 결코 후회 없는 세계적 조류박물관을 건립 하겠다”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특히 이 사업과 관련, 거제시는 예산 등 모든 뒷받침을 윤 박사는 자신의 노하우와 그간 수집해왔던 각종 자료 등을 제공한다는 계획이었다.
그의 자료는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403종의 새 가운데 3백2종의 새는 영상물로 제작돼 있고 또 126종의 새소리도 수록돼 있으며 각종 새들의 박제, 6만여장의 각종 새 사진, 130여 종의 방송용 화면자료 등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 사업은 김한겸 시장의 선거공약사업으로 채택돼 2006년 8월18일 부시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자문위원회를 구성하는 한편 같은 해 관련 공무원, 거제시의회 의원 등을 대상으로 싱가폴, 말레시아 등 선진지 벤치마킹을 실시토록 했으며 다음 해 3월에는 자문위원들이 싱가폴 일본 호주 등 선진지 견학을 실시했다.
그러나 지난 2007년 4월 윤 박사는 느닷없이 새 공원 자체를 새의 영상물 등을 볼 수 있는 사이버박물관 형태로의 건립을 고집했다. 특히 윤 박사는 지역 실정으로는 영상사이버관이 가능할 뿐, 새 공원은 불가능한 프로젝트라며 1~1.5평 규모의 박스형 영상물코너 300여개를 설치, 스위치 하나로 새의 사진, 소리와 행동 등을 볼 수 있게 한다는 것이었다.
더구나 그는 열대지역의 조류를 수입할 경우 3년을 견뎌내지 못할 것이라며 개를 야생에서 가축으로 길들이는데 1만여년이 걸리는 것을 예로 들었다.
그러나 자문위원 측과 거제시 관계자들은 “사이버박물관은 관광객들이 실망할 수 있다”며 “싱가폴 주롱 새 공원과 말레시아 페낭 새 공원처럼 살아 움직이는 새들을 직접 볼 수 있는 조류박물관을 건립해야 마땅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시는 지난 2007년 6월~2008년2월까지 새 공원 조성을 위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의뢰하는 한편 지난해부터는 이 사업을 거제시의 수목공원 조성사업과 연계, 추진하는 방안과 함께 기본계획을 수립 중에 있다.
거제시가 추진하는 수목공원은 동부면 지역 230㏊에 102억원의 예산을 투입, 수목 조성과 함께 새 공원과 각종 관리시설들을 건립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거제시의 수목공원조성사업조차 정부차원의 예산이 뒷받침 되지 않아 본격적인 실시설계조차 하지 못하는 등 사업자체가 불투명한 상태다.
시 관계자는 “수목공원 조성사업과 관련 오는 6월까지 본격적인 실시계획을 수립해 빠르면 연말쯤 본격적인 사업을 착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가뜩이나 힘든 경제상황과 3년이 넘도록 정확한 사업계획조차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 등을 감안, 본격적인 사업시행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