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전 대통령의 기록전시관이 지난 9일 오전 역사적인 기공식을 가졌다. 이 전시관은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전직 대통령 고향에 설립된다는 점에서 대통령 문화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간 거제시의회의 찬반논란과 일부 단체의 반대에도 불구, 거제시는 끝내 이를 관철시켰고 사업비 34억원도 거제시가 부담키로 했다. 특정 일간지 신문이 논했듯이 대통령 기록관은 살아 있는 역사의 교과서다. 때문에 그 가치나 중요성은 더 한다.
시민들은 이곳이 굴절의 역사를 정립한 민주화의 성지로, 역사의 산 교육장으로, 또한 민주화 쟁취의 실감나는 현대사 공간으로 거듭 날 것으로 믿고 있다.
대통령 기록관 모델은 미국이다. 그들은 이 기록관에 대통령의 리더십과 공적 등을 낱낱이 기록, 다음 세대의 비전과 지혜로 키우며 과오에 대해서는 경계와 교훈으로 삼고 있다.
하지만 이곳 YS기록 전시관에 전시될 자료는 얼마만큼 될지는 정확하지 않다. 다만 YS가 걸어 온 역정을 기록으로 남기는 것은 분명하다.
특히 초산테러, 23일간의 단식 투쟁, 구속과 탄압 등에도 불구,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는 유명한 교훈을 남기며 불굴의 의지로 끝내 군사독재 체제를 혁파한 그의 고난과 역경을 직접 눈으로 보고 가슴으로 체험할 수 있는 살아 있는 교육장이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우리는 대통령 기록전시관이 민주화 성지나 역사의 교육장을 넘어 위기에 대처하는 능력 배양의 장소로, 시민 긍지와 일체감을 일깨우는 장소로 거듭 나게 해야 한다.
그리고 거제시 또 하나의 자랑스러운 관광자원으로 부각되게 해야 한다. 또 우리는 이곳을 지키고 가꾸며 널리 홍보하는 열정도 필요하다. 이것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최소한 의무이기 때문이다.
기념관 건립비 34억원이라는 돈은 결코 적은 돈은 아니다. 하지만 불굴의 투지로 독재에 맞섰던 민주화의 혼을 되살리는 데는 부족할지도 모른다. 거제시 행정이나 의회는 다시 한 번 고심을 거듭해 기왕 펼친 사업, 더욱 실감나게 그리고 보다 알차게, 훌륭하게 계획해 보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리나라 남해안시대는 물론 아시아 비전의 핵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오늘날 거제의 지역 여건을 감안할 때 더욱 그러하다.
대통령 기록전시관은 생가와 인접한데다 인근에는 민가는 물론 관광객의 발길도 잦다. 때문에 화재위험, 중요한 자료 도난 등 갖가지 문제점도 대두될 수 있다. 거제시 행정과 경찰은 물론 모든 시민은 이를 지키고 가꾸는데 남다른 열정을 보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