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 유일 염전, 무관심에 몰락
부산·경남 유일 염전, 무관심에 몰락
  • 배창일 기자
  • 승인 2009.04.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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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 송천·학림리 염전유적 훼손된 채 방치

학계 “하루 빨리 문화재로 지정해 보호해야”

부산 경남지역의 유일한 재래식 염전 유적인 고성군 하일면 송천리와 학림리의 염전 유적이 훼손된 채 방치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고성군청이 이 유적지를 쓰레기장으로 활용하는 방안까지 검토했던 것으로 밝혀져 문화유적에 대한 당국의 무관심에 학계가 안타까워하고 있다.

송천리 마을 주민에 따르면 이곳에서 생산된 소금을 일본군이 공출해 갔으며 학림리 염전에는 연료가 떨어진 일본군의 비행기가 불시착하기도 했다. 각각 2,000㎡와 5,000㎡ 가량 되는 송천리와 학림리 염전유적에는 염전의 둑과 바닷물을 끓이는 솥단지를 설치한 흔적들이 분명히 남아 있다.

송천리의 경우 염전 둑이 무너져 흔적만 남아있지만 둑을 쌓는데 사용한 돌들이 둑이 있던 자리를 따라 늘어서 있다. 또 솥가마를 걸어 소금을 끓이던 돌무더기도 곳곳에 남아 있다. 학림리에는 염전 둑의 일부가 아직도 무너지지 않았을 뿐만아니라 바닷물을 끌어들이는 염전 입구의 흔적도 잘 남아 있다.

그러나 두 곳 모두 반세기 이상 파도에 휩쓸리면서 유적이 훼손됐으며 해안 자체도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더구나 최근 고성군청은 이곳을 굴 양식장에서 나온 조개 껍데기를 쌓아두는 장소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도 했다. 부산·경남 유일의 염전 유적이 쓰레기장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한 것이다. 유적의 가치를 알아본 일부 주민들의 반대로 군청은 쓰레기 적치장으로 사용하려던 계획을 재검토했다.

전문가들은 “송천리·학림리 염전 유적은 옛 사람들이 삶의 필수품인 소금을 어떤 방식으로 생산했는지를 연구할 수 있는 소중한 자료”라며 “귀중한 유적이 더이상 훼손되지 않도록 하루 빨리 문화재로 지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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