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회 거제 시민의 날 행사도 예전의 행사를 답습해 시민들에게 실망을 안겼다.
10시부터 시작된 식전행사는 두 시간 남짓한 11시46분까지 진행돼 지친 선수들과 ‘피켓 걸’까지 자리에 그대로 앉아버리는 헤프닝을 연출했으며 시장, 시의회 의장, 국회의원 등 각각 6분이 넘는 격식 갖추기의 기념사와 축사는 시민들의 지루함을 더했다.
또 모든 시의원들은 선수단 입장식에서 자신들 지역구 선수단이 지날 때만 마지못해 일어서 손을 흔드는 시늉을 보내고 그 자리에 앉아 타 선수단 입장 때는 굽어보는 형태로 일관해 역시 시민위에 군림하는 「의회상」을 실감케 했다.
또한 그들 중 일부는 거제의 노래 제창도 제대로 하지 못해 ‘의원 자격요건 불충분’이라는 시민들의 지적도 받았고 모든 의원들은 식전행사가 끝나기 무섭게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자신들의 지역구 선수단 캠프를 찾아 일일이 인사를 나누는 등 ‘얼굴 알리기’ 에 주력하는 등 어색한 분위기도 연출해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밖에도 지난 2004년부터 2년간 야심차게 기획했던 외국인 초청행사는 지난해까지 18개국 3천7백여 명이 참석했지만 올해는 무슨 영문인지 흐지부지 꼬리를 내려 아쉬움을 더 했으며 또 한 차례 기가 막힌 것은 행사 진행요원이 찾아보기 힘들어 취객이 행사장에 들어가 태권도 시범을 방해하는 꼴불견도 연출하는 것이었다.
시민의 날 행사 자체가 「길쌈 잘 하는 첩, 여물 안 먹고 잘 뛰는 말, 입에 맞는 떡」처럼 전체 시민이 바라는 대로 될 수는 없다.
하지만 이 행사 목적은 20만 시민의 화합과 풍요를 기원하는 것이다. 되도록이면 기관단체장이 아닌 시민들이 즐겁도록 포커스를 맞추는 것이 올바른 시민의 날 행사다.
그런데 이 처럼 지루하고 격식만 찾는 시민의 날 행사를 굳이 해야 되는 이유가 어디에 있는지 알 수가 없다.
진정 시민을 위한 거제시민의 날 행사가 되게 하는 거제시 행정과 거제시 의회의 대책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