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限) 많은 인생 저승 가실 때라도 편히 가셔야죠.”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빈소조차 차리지 못하고 고인(故人)을 하늘나라로 보내야했던 유족이 장례식장의 정성어린 도움으로 무사히 장례를 치러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거제백병원 장례식장. 백병원 장례식장 조차현(47) 이사를 비롯한 직원들은 문상객을 받지 못하고 빈소조차 차리지 못하는 여씨(선천성 지체장애 2급)를 위해 빈소를 마련하고 음식은 물론 조석상식을 비롯한 운구, 화장 등 일체의 장례를 무료로 대행했다.
이 같은 사실을 거제신문에 알려온 여씨의 누나는 각박한 세상이지만 장례식장의 고마움에 보답할 길이 없어 신문사를 찾았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유족들에 따르면 선천성 지체장애 2급인 여씨는 기초생활수급자로 팔순 노모와 어렵게 살아오다 최근 뇌경색 등 합병증으로 지난 23일 A병원에서 사망, 거제백병원 영안실에 안치됐었다.

조 이사는 직원들과 협의, 밥값이라도 아껴 장례를 대행하자고 결정, 장례식장 제공에서부터 빈소 마련, 음식제공, 운구, 화장 등 모든 장례절차와 비용 일체를 부담했다.
특히 조 이사는 휴일도 반납하며 직접 운구차량을 운전, 화장절차까지 모두 마치는 등 지극정성을 보였고 유족들이 건네는 사례금조차 극구 사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이사는 “남의 일이 아니다는 생각이 들어 직원들과 의논해 부족하지만 정성을 다해 장례를 도왔다. 이승에서의 마지막 식사도 못하고 보내는 것이 안타까웠으나 식을 다 마치고 나니 마음도 편하고 직원들이 오히려 더 좋아한다”고 말하면서 “해야될 일을 했을 뿐인데 분에 넘치는 칭찬을 받으니 부담스럽다”고 덧붙였다.
한편 거제백병원 장례식장은 지난 5월부터 병원측에서 직접 운영하면서 장례비용이 30%가량 저렴해지고 친절서비스도 향상됐다는 이용객들의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