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동 42-2번지 일대(독봉산 일대) 공동주택 건립을 목적으로 구성된 삼성 12차 주택조합의 사업추진이 5년이 넘도록 그 가닥을 잡지 못한 채 진통을 겪고 있다.
300명 조합원들은 5천만원의 투자비 외 5년간 130억원의 이자 부담까지 감당해 오고 있다. ‘된다는 보장만 있으면 그래도 참을만 하다’는 입장이지만 현재까지 그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는게 문제다.
삼성12차 주택조합(조합장 이정훈)은 사업추진을 위해 2005년 지구단위 수립 계획을 시에 접수시켰으나 동년 12월 자진철회 했고 지난 6월 다시 신청했다. 그러나 시는 보완사항 및 민원해결을 이유로 선뜻 추진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지구단위계획수립은 사업을 위한 첫 단추에 불과하고 경남도의 승인과정도 남아있다. 첫 단추는 시가 꿰어야 한다. 그런데 시가 움직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 전망이 쉽지 않은 이유다.
주택조합은 의회에 청원서까지 냈다. 청원서를 통해 조합측은 “최초 조합장의 잘못된 판단으로 허가가 어려운 토지를 매입했고 5년을 끌면서 은행빚 370억원과 조합원 투자비 60억원을 조합원들이 고스란히 떠맡게 됐다. 5년동안 이자 부담만으로 130억원을 날렸다”며 “사업이 진행되지 않을 경우 300명 조합원들은 1억3,000만원의 빚쟁이로 전락하면서 가정의 파탄을 면치 못할 것이다”고 호소했다.
300명 조합원들의 어려운 사정을 십분 이해해 시가 빠른 해결책을 모색해 주기를 그들은 간절히 바라고 있다.
도시계획도로 개설 사업비 100억 투자 하겠다
주택조합측은 지구단위 계획 관련 시와의 협의에서 자신들의 책임을 통감하는 차원에서 시가 계획하고 있는 도시계획도로 3-5호선(수협 - 사업지구-삼성쉐르빌)의 사업비 100억원 투자를 제안했고 시는 이를 받아들였다.
이정훈 조합장은 “우리의 고통이지만 특혜시비 논란 등도 있을 것 같아 도로개설 사업비 100억원을 조합원들의 부담으로 안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제가 끝난게 아니었다. 민원해결이 가장 어려운 문제로 남게된 것이다. “인근 아파트 주민들의 동의를 받아 와라. 70% 이상의 동의시 사업을 추진하겠다”는게 현재 시의 입장이다.
시는 고현주공아파트, 고려3·4·5·6차 아파트, 대동피렌체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의 앞으로 주택조합 사업관련 의견을 조회하는 공문을 지난 11월26일자로 발송했다.
“너무 넓은 범위로 잡은 것도 그렇고 이런 식의 의견 조회 공문을 시가 발송한다는 것은 법적절차도 아니고 그런 관례도 없다.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일부 입주자 대표회의측도 시의 행위에 대해 의아해 하고 있다. 시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조합측은 분통을 터트렸다.
“사업진행시 문제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내용으로 위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의 사전 동의를 받아와야 사업추진을 하겠다”는 시의 입장이 조합원들에게는 너무 야속하게 들리고 있는 것이다.
“사업이 추진되지도 않고 있는데 미리 ‘아무런 문제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동의서를 어느 누가 선뜻 써 주겠느냐. 우리에게는 사업 포기해라는 말과 같다. 시민들의 합리적 동의를 전제로 시가 좀 더 진정성을 갖고 이 문제를 처리해 줬으면 좋겠다”고 이 조합장은 호소했다.
삼성 12차주택조합은 지난 2005년 2월 구성됐고 동년 12월 고현동 42-2번지 일대를 사업부지로 매입하면서 지구단위수립계획을 시에 접수했다.
사업추진 과정에서 ‘정치적 개입’ 논란 등이 불거지면서 검찰수사로까지 확대, 최초 조합장이 구속되기도 했다. 지구단위계획 신청을 자진 철회하는 등 사업추진이 더욱 어려워지는 배경이 됐다.
사업추진이 불투명해지면서 그 몫은 300명 조합원들의 고통으로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시와 주택조합의 지혜로운 해결책 찾기가 적극 강구돼야 할 것이란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