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 뒤늦게 육교·신호등 설치 등 부랴부랴 대책 강구

국도대체우회도로가 계룡산(해발 556m) 등산로 허리를 관통하면서 등산로가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어 계룡산을 즐겨 찾는 많은 등산객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거제의 대표적인 명산인 계룡산의 정상으로 올라가는 등산로는 10여개. 이중 심적사, 백병원, 장평주공아파트, 고현종합운동장, 계룡사, 삼성하이츠, 장평택지, 시청 뒤편 등에서 출발해 올라가는 8개 코스가 국도대체도로에 의해 허리가 잘려지게 되는 것.
계룡산 등산객들로서는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국도대체우회도로 설계시 기존 등산로를 살릴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이를 설계에 반영치 못한게 근본적인 문제란 지적이다.
시민들의 비난이 빗발치자 시는 뒤늦게 등산로 연결대책을 내놓았지만 우려가 적지않은 것도 사실이다.
시 산림녹지과는 관계자는 지난 8일 "등산로가 끊어지는 일은 없다. 다양한 방법으로 연결 통로를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에 따르면 심적사 구간은 돌아가는 임도길로, 백병원 구간은 육교를 건설해 등산로를 잇고, 고현종합 운동장 위 구간은 신호등으로, 계룡사, 시청 뒤편 구간은 교각으로, 장평택지와 하이츠ㆍ주공구간은 통로박스를 설치해 등산로를 연결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자동차 전용도로인 국도대체우회도로에 신호등을 설치한다는 계획 등은 도로관련 부서에서는 "불가하지 않겠느냐"는 입장이어서 충분한 검토없이 나온 대책이라는 지적도 받고있는 상황이다.
박상범씨(30ㆍ장평동)는 "도로의 목적이 빠른 소통이다. 대부분 속도를 내고 차량들이 달릴 것이다. 신호등이라.. 오히려 사고를 유발하는 신호등이 되지않을까 염려된다"고 말했다.
이에 시 녹지과 관계자는 "램프구간(국도와 접속도로가 만나고 갈리는 구간)이기 때문에 차량들이 자연스럽게 속도를 늦출 것이다. 신호가 설치된다 해도 안전상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시민 하석진씨(34ㆍ고현동)는 "한 달에 한 두번은 꼭 계룡산을 찾곤 했는데 도로가 완공되고 나면 등산로가 끊어지고 또는 위험한 상황에서 등산을 해야하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계룡산은 평일에도 수 천 명의 등산객이 찾고 있고 주말, 휴일이면 많은 시민들과 외부 관광객들까지 등산을 즐기는 명산으로 이름나 있다.
안전하고 편한 등산로를 연결해 주기를 바라는 시민들 및 관광객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